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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한다.]
[천개의 파랑]
-천선란
콜리에게 알려줘야겠다. 인간에게는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속내를 알 수 있는 기능이 아예 없다. 다들 있다고 착각하는 것뿐이다.
“멈춘 상태에서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는 순간적으로 많은 힘이 필요하니까요. 당신이 말했던 그리움을 이기는 방법과 같지 않을까요? 행복만이 그리움을 이길 수 있다고 했잖아요. 아주 느리게 하루의 행복을 쌓아가다 보면 현재의 시간이, 언젠가 멈춘 시간을 아주 천천히 흐르게 할 거예요.”
“그리운 시절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거야.” 보경의 눈동자가 노을빛처럼 반짝거렸다. 반짝거리는 건 아름답다는 건데, 콜리 눈에 그 반짝거림은 슬픔에 가까워 보였다. “행복이 만병통치약이거든.” “….” “행복한 순간만이 유일하게 그리움을 이겨.”
“그리움이 어떤 건지 설명을 부탁해도 될까요?” 보경은 콜리의 질문을 받자마자 깊은 생각에 빠졌다. 콜리는 이가 나간 컵에서 식어가는 커피를 쳐다보며 보경의 말을 기다렸다. “기억을 하나씩 포기하는 거야.” 보경은 콜리가 아닌 주방에 난 창을 쳐다보며 말했다. “문득문득 생각나지만 그때마다 절대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거야. 그래서 마음에 가지고 있는 덩어리를 하나씩 떼어내는 거지. 다 사라질 때까지.” “마음을 떼어낸다는 게 가능한가요? 그러다 죽어요.” “응. 이러다 나도 죽겠지, 죽으면 다 그만이지, 하면서 사는 거지.”
삶의 격차라는 것이 어느 틈을 비집고 생기는 것인지 한때는 이해할 수 없었다. 똑같이 학교에 다니고 똑같은 옷을 입고 같은 공부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어떤 아이들에게는 다가갈 수조차 없을 만큼 차이가 났다. 우리 부모님도 돈을 벌고, 우리 부모님도 나를 사랑하는데 왜 우리는 같은 나이에 이만큼 차이가 나는 걸까. 그 의문이 연재의 생각을 좀먹기 시작한 후 연재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들을 손가락으로 헤아리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것조차 포기했다. 손가락과 발가락을 전부 다 접어도 가지지 못한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읽다보니 왜 작가는 이런 주제로 글을 쓰게 되었을까에 집중해서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작가의 말에 있는 아래의 글이 내가 추측했던 이유와 같아서 좀 더 좋았달까
바쁘지만 무기력한 날들이 많았다. 쉬고 싶었지만 멈췄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일까 봐 멈추지 못했던 날들이 많았고, 실은 작가노트를 쓰고 있는 지금도 멈추는 건 상상도 하지 못한다. 뒤처지는 기분이 들어서 그런 게 맞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가끔은 내가 너무 바쁘게 사는 것 같다. 아니, 사람들이 너무 바쁘게 산다. 적어도 내가 살아온 세상에서는 전부 바쁜 사람들뿐이었다.
여러가지를 분명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안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세상 사람들이 다 뛰는 것처럼 보이면서 내가 뒤처지는 기분이 들 때 내가 굳이 남들과 같이 뛰어야할까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정신에 관련된 도서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니 사람들이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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